처음 '오늘 뭐 볼까(W2W2)' 서비스를 머릿속으로 그릴 때만 하더라도 생각은 매우 단순하고 가벼웠습니다. "영화, 만화 영화, 연속극 이렇게 크게 세 가지로만 나누어 두면 충분하겠지"라고 가볍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막상 실제로 이용자가 찾아보기 쉽게 분류 항목을 하나씩 다듬어 나가다 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까다롭고 복잡한 문제들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가장 먼저 직면한 어려움은 영상 매체의 종류와 형태가 생각했던 범주보다 훨씬 다채롭다는 점이었습니다. 만화 영화 항목만 하더라도 어른들이 몰입해서 즐기는 기다란 연작물이 있는가 하면, 어린아이들을 위한 극장용 만화가 존재했습니다. 또한 일본 특유의 색채가 짙은 만화와 미국 특유의 제작 방식이 반영된 만화는 작품이 지닌 분위기나 결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연속극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연속극, 미국의 연속극, 영국의 연속극은 작품을 분류하는 기본 방식이나 다루는 주제의 성격 자체가 저마다 크게 달랐습니다.
이 수많은 분류 작업 중에서도 특히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은 아이들을 위한 영상과 어른들을 위한 영상이 서로 뒤섞이지 않도록 철저히 구분하는 원칙이었습니다. 무작위로 아무 작품이나 제비뽑기처럼 뽑아주는 서비스 특성상, 혹시라도 어린 자녀와 함께 즐겁게 볼 영상을 찾으려고 화면을 눌렀다가 전혀 적합하지 않은 무거운 내용이 무작위로 튀어나오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성인 시청자가 자신의 쉬는 시간을 즐기려고 작품을 찾는데 아이들용 영상만 연속으로 나온다면 이 역시 이용하기 불편하고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주제나 형태별 분류를 넘어, 주요 시청 대상을 기준으로 한 번 더 세심하게 걸러주는 다중 선별 체계를 구축해야만 했습니다.
말로는 간단해 보이는 작업이었지만, 이 과정은 전체 서비스를 만드는 모든 단계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화면을 움직이는 전산 명령어를 작성하는 일보다, "이 작품과 이 종류는 과연 어떤 분류 항목에 들어가야 가장 자연스럽고 타당한가"를 하나하나 깊이 고민하고 명확한 기틀을 잡는 데 훨씬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했기 때문입니다. 정해진 답이나 완벽한 해답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였기에 고민의 깊이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이용하시는 화면의 분류 항목 체계는 이러한 수많은 시행착오와 수정을 거쳐 완성된 결실입니다. 비록 버튼 한 번으로 아무거나 무작위로 뽑아주는 가벼운 형태의 서비스라 할지라도, 적어도 시청자가 "지금 이 순간 정말 보고 싶어 하는 영상의 종류"만큼은 정확하고 철저하게 걸러서 보여드리고 싶었던 까닭입니다.